고대구로병원얼굴의 중심 '코'… 모양·기능 두 마리 토끼 잡는다: KUMM 2019 웹진07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8-04 조회수 :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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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의 중심 '코'…
모양·기능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외과 의사들은 얼굴이 함몰되거나 팔다리에 흉터가 남는 등 전쟁으로 입은 상처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시작한 성형외과학이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발전해 오늘날에는 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성형외과 자체가 외형을 복원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미용과 재건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 동은상 교수는 "중요한 것은 모양은 물론 기능까지 복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는 얼굴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 미용상 매우 중요하다. 아름다운 코란 산술적으로 정의할 수는 없으나 좌우가 대칭이고 얼굴 크기에 비례하는 코가 아름다운 코라고 할 수 있다. 코안은 점막을 통해 폐로 공기를 유입하고 습도와 온도를 조절할 뿐 아니라 후각이라는 고유의 감각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미용상 완벽한 코일지라도 호흡이나 후각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코 성형을 할 때 미용상 개선과 기능적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이유다.

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 동은상 교수는 약 15년 전에 처음 만났던 환자를 회상했다. 코의 모양 개선을 원했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평범한 환자 중 한 명이었던 그녀를 재회한 건 그로부터 약 7년 뒤. 미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동 교수를 다시 찾아온 그녀는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사연을 들어보니 더 큰 만족을 위해 다른 병원을 돌아다니며 수술을 반복했고 결국 과도한 보형물 때문에 염증이 생긴 경우였다.

동 교수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미용상의 불만이 해소되지 않아서, 기분 전환을 위해서, 사업 실패를 이유로 관상을 바꾸기 위해서 등 이유도 다양하다. 한 명의 환자가 코 성형을 최대 10번까지 한 경우도 봤다.

코 수술 쉽게 봤다가 큰코다친다

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 동은상 교수

'코 성형의 대가'로 입소문 난 동 교수를 찾는 환자들은 과도하게 휜 코, 매부리코 등 일반 병원에서 손대기 어려운 경우와 수술합병증으로 문제가 생긴 경우가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수술합병증으로는 크게 연부 조직의 문제, 보형물의 문제, 코 안쪽 기능상의 문제로 나눌 수 있지만 결국 다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동 교수의 설명이다. 그만큼 코는 기능과 미용을 따로 떼어놓고 성형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수술을 결심해야 한다.

코 모양이 아름답고 환자도 만족하는데 코 막힘 증상이 계속된다며 찾아오는 환자도 많다. 비강 통기도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하지만 의외로 결과는 정상적인 코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검사상 문제가 없는데 환자는 코 막힘을 호소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코 막힘은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일 뿐이고 검사 결과는 객관적인 지표가 된다. 자칫 정신적, 심리적인 문제로 오해받을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동 교수는 양측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며 환자가 말하는 주관적인 증상을 우선으로 믿는다. 단지 코 막힘의 원인이 안 보이는 것뿐이기 때문에 그것을 찾아내고 치료하는 것이 의사 본연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코의 기능이 떨어진 경우 단계별로 다양한 치료법을 사용한다. 1단계는 약물치료. 환절기에는 코의 기능이 안 좋아질 수 있으므로 계절적인 요인인지 먼저 확인한다. 2단계는 힘들게 수술받은 코 부위는 건드리지 않고 다른 부위에서 원인을 찾아본다. 대표적으로 '비갑개'라는 콧속 점막의 혈관이 확장되어 부풀어올라 코 막힘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이는 비갑개 절제술로 치료할 수 있다. 마지막 3단계로는 모든 검사 후 비밸브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비밸브 재건술을 실시한다. 비밸브는 코 안쪽 천장에 해당하며 호흡을 조절하는 핵심 부위이기 때문에 이곳이 좁아지면 코 막힘이 발생한다. 코안이 원래 좁은 경우, 외상에 의해 골절되거나 휜 코, 상부 비중격 만곡증이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보통 비밸브에 연골을 삽입해 벌려주는 펼침 연골 이식이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데 이를 통해 코의 기능은 물론 미용상으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내재균 보유 환자 특히 주의해야

수술 중인 동은상 교수. 동 교수는 "코 성형은 한 번에 끝나야 하는 수술이지 여러 번에 걸쳐 수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모든 수술이 마찬가지겠지만 코 성형은 특히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동 교수의 신념이다. 이를 위해 동 교수가 고수하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는 최대한 자가 조직을 사용한다는 것. 자가 연골은 귀 연골, 비중격 연골, 늑 연골 등에서, 자가 진피는 귀 뒤, 엉덩이, 팔 안쪽 등에서 채취한다. 원래 자기 위치에 있어야 할 조직, 즉 비중격 연골 부위에 이식한 귀 연골, 콧등의 피부 아래에 이식한 진피는 흡수율이 현저히 낮고 유지가 잘된다.

두 번째는 다른 병원에서는 잘 하지 않는, 수술 전 환자의 내재균을 검사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코안에 균을 가지고 있는데 이 중 감염 가능성이 있는 균을 내재균이라고 한다. 특히 MRSA(메치실린내성 황색포도상구균)를 보유한 환자가 많은데 이런 환자는 아무리 항생제를 먹고 주사를 맞아도 효과가 없다. 수술 후 염증이 생겼는데도 원인도 모른 채 항생제만 오래 쓰다가 결국 코가 무너지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동 교수는 "내재균이 나타난 환자는 수술할 때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므로 늘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 교수는 "누군가가 우스갯소리로 '나는 코가 짧아서 세 번은 수술해야 (코 길이가) 늘어난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코 성형은 한 번에 끝나야 하는 수술이지 여러 번에 걸쳐 수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동 교수는 또 요즘 미용수술을 쉽게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아진 것에도 우려를 표했다. "광고를 많이 하고 이벤트를 많이 하는 병원이 꼭 좋은 병원은 아니기에 병원을 선택할 때는 꼼꼼하게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학병원, 과도한 보형물 삽입 안 해

대학병원 성형외과는 일반 성형외과와 차이가 크다. 먼저 상담실장이 없다. 이 때문에 모든 환자는 수술을 집도하는 교수와 직접 상담한다. 교수는 전공의와 함께 예진하고 의견을 나눈다. 코 성형 후에는 한 달 동안 충분히 경과를 보고 6개월, 1년 이후에도 꾸준히 관찰하며 환자의 안전에 신경을 쓴다.

또 대학병원 성형외과는 원칙에 따른 수술만을 하며 모양을 내기 위해 과도하게 보형물을 사용하는 것을 피한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환자에게 안전하고 도움이 되는 수술이다. 수술 중이나 수술 전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학병원에는 여러 진료과 전문의들이 있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도 일반 성형외과와 차별화된 점이다.

동 교수를 찾아오는 환자 중에는 CD에 자신의 수술 과정을 담아오거나, 과거 사진이 들어 있는 앨범을 갖고 오는 사람도 있다. 과거 이야기를 하다 감정에 북받쳐 울면서 상담을 하는 환자도 있다. 동 교수는 환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다 보면 함께 우울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수련의 때부터 다양한 부작용 사례들을 마주하며 그만큼 배우고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코 수술만 5~6번씩 하는 환자들이 수두룩한 의료 현실을 보며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책임감도 느낀다. 그런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환자를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는 기준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물건도 무상으로 수리해주는 보증기간이라는 게 있다. 하지만 코 성형 보증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길어야 2~3년 정도라고 생각하는 의사들은 그나마 양심적이다. 1년 후 문제가 발생해 병원을 찾아도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의사들도 적지 않다.

동 교수는 한번 수술한 환자는 '평생 책임져야 할 내 환자'라고 생각한다.

코안의 기능을 고려하지 않고 외형만 예쁘게 만들어봤자 그 모양은 오래가지 않는다. 근본적인 원인을 고치지 않고 미용만을 중시하는 건 의미가 없다. 동 교수는 미용이나 기능적인 이유로 코 성형을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과도한 기대나 허영심으로 자신의 조건과 동떨어진 수술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사와 환자가 하나의 시선으로 같은 목표를 향해야 수술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그 목표를 향해 서로 맞춰가는 일이 바로 상담이고, 충분한 상담을 통해 기대를 맞추는 과정을 거쳐야 수술을 마친 환자가 비로소 행복할 수 있다. 신체의 자아를 개선시키고 환자의 심리적인 문제도 함께 치료하는 것, 그것이 바로 동 교수가 지향하는 치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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